가라 앉아 일으켜 이어
2023. 11. 10 - 2023. 11. 12
Artist : 김루이, 박소현이, 박수연, 오라희
전시서문 :
《가라앉아 일으켜 이어》는 몸이 자리한 장소와 장소로서의 몸을 이야기하는 김루이, 박소현 이, 박수연, 오라희의 영상 작업 4편을 선보인다.
네 작가의 작업은 몸과 장소에 가라앉아 있던 기억과 시간을 현재의 순간으로 불러일으킨 다. <골절과 습진>, <나의 한 뼘과 당신의 한 뼘은 다르다>에서 오라희와 박수연은 자신의 몸 을 할머니의 집과 구의동 시장으로 이동시켜 몸과 장소에 내재되어 있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 들은 익숙한 장소에서 예기치 못한 만남과 우연을 경험하게 되며, 이는 다시 그들의 몸 안에 자리한다. 오라희는 아무도 없는 할머니의 집의 증상들을 골절과 습진으로 축약하는데, 이는 작업에 등장하는 자신과 할머니의 글, 버지니아 울프의 글에서도 나타나는 증상이다. 박수연 은 재개발은 앞둔 시장의 작은 골목이 가진 기억을 각기 다른 신체 조건을 가진 무용수와 함 께 시장 사람들의 행동과 습관에서 발현된 움직임으로 구현한다.
김루이와 박소현이는 3D 환경, 아이폰과 아이패드와 같은 매체를 통해 장소를 구성하고 감 각한다. <Dacryscope Lab>에서 구현된 3D 가상 환경은 언뜻 보기에는 이푸 투안(Yi-Fu Tuan)이 언급한 바와 같이 인간과의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공간(space)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루이는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렌즈 기반 화면에서 제거되는 신체성(눈 깜빡임, 눈물, 정 서에 따른 눈의 심도 등)을 ‘시각적 비체’로 명명하고, 수치화된 레포트, 개발된 눈-카메라의 고백, 그리고 이들을 관망하는 자의 시점을 나열함으로써, 3D 가상 환경을 정서적 유대를 맺 게 되는 장소(place)로 치환시킨다. 박소현이는 부재하는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매체를 통해 감각한다. 아이폰 화면에 나열되고 지도상에 표기되는 사진들을 스크롤하는 장면과 아이패드 로 사진의 윤곽선을 따라 그리는 장면을 보여주며 촉각적인 감각을 구현한다. 이러한 애도 방 식은 선형적으로 흘러간다고 여겨지는 시간을 매체를 통해 개별적으로 감지하고자 하는 시도 이다.
《가라앉아 일으켜 이어》는 몸을 메를로-퐁티가 말한 바와 같이 지각의 주체로 바라보며, 공 간과 시간에 거주하는 존재로 본다. 그에 따르면 우리는 몸에 의해 장소-세계에 속해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몸과 장소의 밀접한 관계는 여성주의 지리학자 도린 메시(Doreen Massey), 린다 맥도웰(Linda McDowell)등이 이야기한 장소로서의 몸을 떠올리게 한다. 린다 맥도웰은 “몸은 장소이며, 원한다면, 한 몸과 다른 몸 사이에 다소불투과적인 경계를 설정하는 개인의 지점이자 위치이다. 몸은 의심의 여지 없이 물질적이며, 모양이나 크기의 정도를 가지고 있다 는 점에서 불가피하게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몸이 현현되는 방식 또한 타인에 의해 보여지는 방식은 몸이 있는 공간과 장소에 따라 다양하다.”라고 말한다.
《가라앉아 일으켜 이어》는 오라희, 김루이, 박수연, 박소현이의 작업을 하나로 이어 전시공 간이라는 장소에 배치한다. 이를 통해 각자의 작업에 등장하는 몸과 장소는 다른 작업에 등장 하는 몸과 장소를 만나게 되며, 이전과는 다른 의미를 발생시킨다. 그리고 이들은 관람객을 만나게 된다. 《가라앉아 일으켜 이어》는 전시공간에서 이들의 관계 맺기를 목격한 관람객 스 스로를 엘리자베스 그로츠(Elizabeth Grosz)가 말한 무기력하지 않고, 행동하고 반응하며, 놀 랍도록 예측할 수 없는 것들을 산출해내는 몸이자 장소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Credit
주최 : 안팎 스페이스
글 : 안유선
2023. 11. 10 - 2023. 11. 12
Artist : 김루이, 박소현이, 박수연, 오라희
전시서문 :
《가라앉아 일으켜 이어》는 몸이 자리한 장소와 장소로서의 몸을 이야기하는 김루이, 박소현 이, 박수연, 오라희의 영상 작업 4편을 선보인다.
네 작가의 작업은 몸과 장소에 가라앉아 있던 기억과 시간을 현재의 순간으로 불러일으킨 다. <골절과 습진>, <나의 한 뼘과 당신의 한 뼘은 다르다>에서 오라희와 박수연은 자신의 몸 을 할머니의 집과 구의동 시장으로 이동시켜 몸과 장소에 내재되어 있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 들은 익숙한 장소에서 예기치 못한 만남과 우연을 경험하게 되며, 이는 다시 그들의 몸 안에 자리한다. 오라희는 아무도 없는 할머니의 집의 증상들을 골절과 습진으로 축약하는데, 이는 작업에 등장하는 자신과 할머니의 글, 버지니아 울프의 글에서도 나타나는 증상이다. 박수연 은 재개발은 앞둔 시장의 작은 골목이 가진 기억을 각기 다른 신체 조건을 가진 무용수와 함 께 시장 사람들의 행동과 습관에서 발현된 움직임으로 구현한다.
김루이와 박소현이는 3D 환경, 아이폰과 아이패드와 같은 매체를 통해 장소를 구성하고 감 각한다. <Dacryscope Lab>에서 구현된 3D 가상 환경은 언뜻 보기에는 이푸 투안(Yi-Fu Tuan)이 언급한 바와 같이 인간과의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공간(space)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루이는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렌즈 기반 화면에서 제거되는 신체성(눈 깜빡임, 눈물, 정 서에 따른 눈의 심도 등)을 ‘시각적 비체’로 명명하고, 수치화된 레포트, 개발된 눈-카메라의 고백, 그리고 이들을 관망하는 자의 시점을 나열함으로써, 3D 가상 환경을 정서적 유대를 맺 게 되는 장소(place)로 치환시킨다. 박소현이는 부재하는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매체를 통해 감각한다. 아이폰 화면에 나열되고 지도상에 표기되는 사진들을 스크롤하는 장면과 아이패드 로 사진의 윤곽선을 따라 그리는 장면을 보여주며 촉각적인 감각을 구현한다. 이러한 애도 방 식은 선형적으로 흘러간다고 여겨지는 시간을 매체를 통해 개별적으로 감지하고자 하는 시도 이다.
《가라앉아 일으켜 이어》는 몸을 메를로-퐁티가 말한 바와 같이 지각의 주체로 바라보며, 공 간과 시간에 거주하는 존재로 본다. 그에 따르면 우리는 몸에 의해 장소-세계에 속해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몸과 장소의 밀접한 관계는 여성주의 지리학자 도린 메시(Doreen Massey), 린다 맥도웰(Linda McDowell)등이 이야기한 장소로서의 몸을 떠올리게 한다. 린다 맥도웰은 “몸은 장소이며, 원한다면, 한 몸과 다른 몸 사이에 다소불투과적인 경계를 설정하는 개인의 지점이자 위치이다. 몸은 의심의 여지 없이 물질적이며, 모양이나 크기의 정도를 가지고 있다 는 점에서 불가피하게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몸이 현현되는 방식 또한 타인에 의해 보여지는 방식은 몸이 있는 공간과 장소에 따라 다양하다.”라고 말한다.
《가라앉아 일으켜 이어》는 오라희, 김루이, 박수연, 박소현이의 작업을 하나로 이어 전시공 간이라는 장소에 배치한다. 이를 통해 각자의 작업에 등장하는 몸과 장소는 다른 작업에 등장 하는 몸과 장소를 만나게 되며, 이전과는 다른 의미를 발생시킨다. 그리고 이들은 관람객을 만나게 된다. 《가라앉아 일으켜 이어》는 전시공간에서 이들의 관계 맺기를 목격한 관람객 스 스로를 엘리자베스 그로츠(Elizabeth Grosz)가 말한 무기력하지 않고, 행동하고 반응하며, 놀 랍도록 예측할 수 없는 것들을 산출해내는 몸이자 장소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Credit
주최 : 안팎 스페이스
글 : 안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