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정글(WINTER JUNGLE)

2023. 9. 8 - 2023. 9. 23

Artist : 우수빈

전시소개 :

우수빈은 초원, 숲, 모래사장, 언덕, 절벽과 같은 공간이 보유하는 중첩성에 천착하여 작업을 진행한다. 인간, 짐승, 식물, 곤충 따위의 생명이 경유한 삶과 죽음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채 사나운 묵비 상태로 누워있는 땅의 자리는, 겹겹을 구별해낼 수 없을 만큼의 세월이 중첩되어 있는 팔림세스트Palimpsest다. 그리고 우수빈은 이러한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생명들의 자취로부터 과거의 전쟁과 폭력, 그에 말미암은 외·내상의 미시사들을 추적한다. 미끄러질 만큼 빠르게 흘러가는 현재의 사안에 우선하여 초점을 맞추지 않는 대신,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 속에 덩굴처럼 뒤엉켜있는 풍경을 탐문한 후, 조립해낸 현미경을 통과하여 현재와 미래를 바라본다. 이번 전시의 시리즈 「윈터 정글 Winter Jungle」은 2023년 2월 오키나와 게라마 제도 도카시키 섬에서의 여행과 기록을 골조로 한다. 올해 겨울부터 작가는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오키나와 산의 중턱, 해안 근처의 풀숲, 아열대성 밀림 속에서 직접 목격한 땅의 형상을 조각으로 번역하였고, 그 과정에서 각각의 땅에 덧입혀져온 사건들의 외상을 맴돌았다.

Credit 

주최 : 안팎 스페이스
기획, 글 : 장순원
후원 : 서울문화재단(창작예술공간 지원), 하트공동체(작가 후원)